어쩌다 보니 특새 간증문 <온유 3교구 1327 윤진혜 집사>
어쩌다 보니 특새 간증문 <온유 3교구 1327 윤진혜 집사>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바깥을 보니 달이 떠 있는 밤이다. 며칠 전부터 깜빡이던 아파트 1층 입구의 자동센서 불빛이 아예 들어오지 않는다. 무섭지 않다는 걸 스스로 상기하듯 어깨를 펴고 내딛는 발에 힘을 싣는다. 자동문이 열리자 겨울이 벌써 나왔냐고 인사를 해준다. 슬그머니 후리스의 단추를 목 끝까지 채우고 종종걸음으로 차로 향한다. 차 문을 열기 어렵게 바짝 주차한 SUV로 눈을 흘기며 차 사이로 끼어 들어가 문을 열어본다. 너무 좁다. “하아..주차를 이 따위로...” 중얼거리며 작은 틈새로 몸을 구겨 넣어 운전석에 겨우 앉는다.
시동을 켜니 온도는 4도, 시간은 4시 19분. 목적지까지는 23분.
가로등 불빛뿐인 까만 거리를 달린다. 하늘에 별이 보일 정도로 맑고 싸늘한 공기를 눈으로 보며 약간의 초조함을 느낀다. 20분 만에 도착한 아직은 낯선 곳. 어디에 주차할지 전날 시뮬레이션을 한 대로 차를 세운다. 여기에 주차하면 시간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계획이다. 계단을 걸어 올라가니, 정장을 차려입은 전도사님과 목사님들이 일렬로 서서 인사를 해주신다. 부담스럽다.
불 꺼진 예배당을 걸어 비교적 앞쪽에 앉는다. 언제부터인지 모를 버릇이다. 예배는 앞자리에서. 은혜도 앞자리에서라는 주입식 교육의 성공적인 예다. 눈을 감고 앉아 조용히 “아버지”를 불러본다. 아버지는 대답이 없으시다. 그래도 혼자 속삭여 본다. 조용한 가운데 인기척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눈을 뜨고 데구르르 주위를 살피니, 사람이 너무 많다. 어디서 이렇게들 모인건지 신기함을 느낀다.
불이 환하게 켜지고 찬양이 시작된다. 이런, 이건 교회 40년 넘게 다닌 자로서 안다. 뭔가 느낌이 온다. 하지만, 여기는 잘 모르는 곳이니 일단 눈에 힘을 빡 주며 견딘다. 항상 교회를 바쁘게 돌아다니시며 처음 온 우리를 꼬박꼬박 챙겨주시던 새가족 전담 같으신 담임 목사님이 나오신다. 몇 주간 지켜본 바로는 권위적이지 않으시며 친절하고 솔직한 분이다. 특새 말씀은 ‘요셉’이었다. 창세기 뭐, 다 아는 내용이잖아.
결론부터 말하면 2주 내내 펑펑 울었다. 어제 점심때 먹은 게 기억나지 않는 현재의 관점에서 딱 찍어서 ‘이 말씀이었다’ 말할 수는 없지만, 모든 것이 좋았다.
모든 것이 아름다웠고 모든 것이 은혜였다. 기도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의 음악은 찬양으로 바뀌었고, 가로수에게마저 너 예쁘다고, 하나님이 너 이쁘게 만들어주셨다고 말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 후, 특별새벽기도회 마니아가 되었다. 얼굴에 와닿는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교회로 달려오는 그 시간이 썩 마음에 든다. 불 꺼진 예배당을 걸어가 앉는 동안 혼자 룰루랄라 “하나님 저 왔어요”라고 말한다. 신년기도회는 왜 일주일만 하느냐는 망언을 해서 주변의 싸늘한 시선에 시달리기도 했다.
4번째 특새를 맞이하며, 네비 보며 따라오던 길을, 이제는 그저 쌩쌩 달려오고, 그렇게 쌩쌩 달리다 장로님 차와 마주쳐서 순한 양처럼 운전하고, 예배당 들어오면서 아는 얼굴들을 찾고, 예친과 카톡으로 새벽예배 은혜를 나눈다. 특별히 이번 특새에는 포토존에 있는 우리 목사님이 너무 귀여워서 우리 목사님이 아닌 거 같은데 우리 목사님 얼굴이랑 똑같은 등신대를 보면서 매번 “귀여워~”를 외치며 씩씩하게 삶으로 돌아간다.

